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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3일 비양도의 봄 한림항 비양도 톳 90세 할머니 해녀 비양분교

 

다큐 3일 비양도의 봄 한림항 비양도 톳 90세 할머니 해녀 비양분교

 

, 바다가 주는 만큼

-비양도의

 

바다에도 봄이 왔다.

육지보다, 한 달은 빨리 온다는 제주 바다의 봄,

훌쩍 자란 해초들이 숲을 이루며 넘실대고,

해녀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진다.

제주 비양도에 찾아 온 봄,

그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3일이다.

 

 

 가깝고도 먼 섬, 비양도

제주 한림항에서 뱃길로 15. 하루 세 번 운영하는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가면, 천 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난 작은 섬, 비양도가 있다. 5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섬 속의 섬.고즈넉한 섬마을에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마을 주민들이 총출동한다. 음력 정월 대보름부터 채취를 시작하는 톳. 톳을 캐기 시작한다는 건 비양도에 봄이 왔다는 신호다. 90세 할머니 해녀부터 47세 막내 해녀까지.. 새벽 바다에 나가 톳을 채취하고, 따뜻한 볕에 말리는 작업은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한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봄날, 바다를 벗 삼아 살아가는 섬마을 사람들의 72시간이다.

 

비양도만큼 좋은 곳이 없어.

이렇게 놀다가 물 때 되면 물질하러 나갔다 들어오고, 바람 쐬고, 앉아서 놀고...

이런 것이 사람 살아가는 근본이지

- 윤순열 _69(해녀) -

 

 

바다가 주는 만큼

새벽 6. 날이 밝기도 전, 섬마을 비양도의 하루가 시작된다.

이른 아침부터 차가운 물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해녀 세 명. 한 참 후에야 물 밖으로 나온 해녀들의 얼굴은 세 명 모두 꼭 닮아있다. 이들은 언제나 함께 붙어다니며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세 자매다. 어머니 또한 해녀출신으로 딸들에게 물질을 직접 가르쳤다.

세 딸들이 모두 해녀 일을 시작했던 그날부터 늘 가슴 졸여야 했다는 85세 고춘산 할머니.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와 길게 내뱉는 독특한 숨소리인 숨비소리를 들을 때까지, 바닷가에 앉아 귀를 기울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물속에서 조금만 욕심을 내어도, 위험한 순간이 닥치는 해녀들의 삶. 그래서 비양도 해녀들은 그날의 주문량만큼만 채취하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바다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놀멍쉬멍 물질함세라는 말은 바다에 들어가 하나라도 더 하고 싶은 욕심을 내면 너무 위험하니까.

물질 오래 하지 말고 천천히 합시다란 뜻이에요.

바다의 것은 내가 욕심낸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에요

- 고순애 _47(해녀) -

 

비양분교에 봄이 오면

비양도는 평균연령 70세의 황혼의 섬이다. 한때 주민들은 300여명에 달했지만, 하나, 둘 뭍으로 떠나가고 이제 노인들만이 외로운 섬을 지키고 있다.

여느 섬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귀한 섬에서 경기가 한창인 분교 아이들을 만났다. 전교생이 총 네 명인 비양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도 치루지 못했다. 교사수가 부족해서 4학년 건우와 6학년 대령이는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4학년 수학을 가르치다 6학년 국어를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 그래도 밝고 순수한 섬마을 아이들의 교실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마냥 장난꾸러기 같지만, 속은 깊고 따뜻한 네 명의 아이들이 북적거리는 비양 분교의 봄날 풍경을 전한다.

 

 

아이들이 착하고 재미있어요.

다른 학교 아이들과는 친해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데,

여기 아이들은 그런 과정이 없었어요.

서슴지 않고 사람들을 대하는 아이들이 그만큼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창언 _32(비양분교 교사) -

 

 

[비양도]

 


개요 :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는 섬이자 기생화산이다. 면적 0.5㎢, 해발 114.7m, 동서 길이 1.02㎞, 남북 길이 1.13㎞. 죽도라고도 한다. 한림항에서 북서쪽으로 5㎞, 협재리에서 북쪽으로 3㎞ 거리, 한림항에서 여객선으로 15분 거리다. 섬은 전체적으로 타원형이며, 서북∼남서 방향의 아치형 능선을 중심으로 동북 사면이 남서 사면보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다. 섬 중앙에는 높이 114m의 비양봉과 2개의 분화구가 있다. 오름 주변 해안에는 '애기 업은 돌'이라고도 하는 부아석(負兒石)과 베개용암 등의 기암괴석들이 있고, 오름 동남쪽 기슭에는 '펄낭'이라는 염습지가 있다. 북쪽의 분화구 주변에는 비양도에서만 자라는 비양나무(쐐기풀과의 낙엽관목)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1995년 제주기념물 제48호 비양나무 자생지로 지정되었고, 우리나라 유일의 비양나무 자생지로 보호되고 있다.


비양도 탄생 전설 : 비양도는 원래 중국 쪽에서 떠돌아다니던 섬이었는데, 조류에 밀려 제주까지 떠내려 오고 있었다. 마침 임신한 해녀가 바다에서 해초를 캐다가 섬을 발견하고는 섬에 올라가 소변을 봤는데, 그로부터 섬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고 한다.(한립읍 현주선님 구술)
옛날에 중국 쪽인지 본토 쪽인지에서 웬 섬이 두둥실 떠내려 오고 있었다. 임신한 여자가 그 섬을 보고는 "섬이 떠내려 온다!" 하고 손가락질을 하였다. 그 바람에 떠내려 오던 섬이 그 자리에 자리를 잡고 제주의 일부가 되어 버렸단다. (한림읍 김영이님 구술)
(출처 <제주도 전설>, 서문당, 1976)

 

■ 비양도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전화번호: 064-796-7522

[배편시간표]
한림항 출발 9:00, 12:00, 15:00
비양도 출발 9:15, 12:15,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