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자연인이다 성철용 자연인 성철용 137회 주인공
내리쬐는 햇살이 더해져 봄기운이 완연한 산, 그 곳과 어울리지 않게 난데없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소리를 따라가 보니 빨간 조교모자에 산중에선 보기 힘든 멜빵 청바지를
입은 한 남자가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진풍경, 호루라기 소리를 따라 염소들이 무리지어 달려오는 아닌가.
이 풍경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가 바로 137번째 주인공, 자연인 성철용(72) 씨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외딴 집 한 채, 그 집 옆에는 자연인이 사는
공간보다 훨씬 넓은 닭과 염소, 개가 함께 살고 있는 곳이 있다. 넓고 편하게 지내라고
자연인이 직접 지은 곳, 식구같은 녀석들이기에 애정도 각별하단다.
돈 주고 산 것은 거의 없다는 자연인의 보금자리 역시 그의 외모만큼이나 튀는데...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화장실, 컨테이너를 지지하는 타이어,
땅에서 물이 샘솟는 그만의 물가 등, 언뜻 봐도 손재주가 남다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낙원을 가꾼 지 7년 째, 산에 사는 것이 너무 좋아 밥 먹다가도,
자다가도 노래 한 자락을 뽑을만큼 흥이 넘치는 자연인, 늘 유쾌한 웃음이 가득한
그가 이곳에 홀로 오게 된 이유는 뭘까?
내가 17살부터 버스 안내양을 시작해서 47년 동안 운전만 하고 살았어
땅을 안 밟고 사니까 병이 안 생기겠어...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나 쉬지 않고 일만했다는 자연인,
1년에 단 5일만 쉬고 일하며받은 표창장에는 뿌듯함과 씁쓸함이 교차한다.
그렇게 미련하게 일만 하던 그에게 남은 건 당뇨로 인한 다리 마미,
고혈압 등 온갖 지병뿐이었다. 한 번은 운전을 하다가 고혈압 때문에 이명이 들리고
머리가 멍해지면서 사고의 순간까지 가기도 했단다.
결국 오십 평생 잡았던 운전대는 놓을 수밖에 없었고, 그 순간
그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땅을 밟는 일이었단다.
운전석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던 매캐한 매연 대신 날마다 마시는 맑은 공기,
지겹도록 듣던 사람 소리 대신 듣는 새소리, 두세 마리로 시작해 수가 늘어난
자식같은 동물식구들까지... 그는 주저없이 이곳을 낙원이라고 말한다.
극심했던 두통도, 마비가 왔던 다리도, 매연때문에 생긴 호흡기 질환도 모두 치유해준 자연,
그 고마움에 나무 하나도 그냥 베지 않을만큼 산 사랑이 대단한 그.
산에서 이 평화를 홀로 차지하는 게 황송하기까지 하다는 자연인 성철용 씨의 신나는
산골 이야기가 4월 22일 수요일 밤 9시 50분 방송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방송된다.
출처-MBN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