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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트라우마 삼대 간다 세월호 트라우마 예후다 교수 공동체적 해법 SBS스페셜 20140601

대물림 트라우마 삼대 간다 세월호 트라우마 예후다 교수

공동체적 해법 SBS스페셜 20140601

 

 

 

다친 마음의 대물림 트라우마 삼대를 챙긴다

 

 

▶ ‘세월호 트라우마’에 빠진 대한민국, 골든타임을 잡아라!
세월호 침몰 사고 후 남겨진 자들의 시간은 멈췄다. 온 국민이 심각한 정신적 외상 즉,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세월호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한 가족’이라는 공감 정서가 큰 우리 사회에서 슬픔은 더 깊다.
"애가 금방 올 것 같아서 항상 청소해요 아직도. 먼지 있을까봐 청소도 해주고...
저는 아직 울지 않아요. 저희 애가 엄마 하고 올 때까진 울지 않을 거예요."

 장순복 씨(세월호 유가족)
“그냥 다 힘들어요. 살아 있다는 자체도 힘들고... 숨 쉬고 있다는 자체도 힘들고요.
먹고 살아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희망도 찾아야 하는데 희망도 안 보이더라고요.“
- 유성남 씨(세월호 유가족)

재난 심리전문가는 지금부터 1년 동안이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치료기간, 즉 골든타임일 수 있는데 대책이 미흡하다고 우려한다

▶ ‘트라우마’ 삼대를 간다?
911 이후 트라우마 연구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 미국의 연구기관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정신적 외상이 유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911 대참사 당시 뉴욕의 시나이 의학센터는 대형 참사를 겪은 산모의 트라우마가 태중에 있던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에까지 관심을 뒀다. 산모의 태중에 있던 아이들이 어머니의 트라우마를 이어받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에 물리적인 형태로 악영향을 줬으며, 이러한 악영향이 3, 4세대 후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재난을 겪은 사람의 후손들은 대대로 조상의 트라우마를 이고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트라우마가 다음 대에도 영향을 주고 심지어 손자에게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학습이나 경험에 따라 변하는 인체 내의 화학물질이 DNA가 감겨있는 모양을 바꾸고 감긴 모양이 바뀐 DNA는 다른 화학물질을 끌어당겨 유전자가 표현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 예후다 교수(마운트 시나이 정신의학 및 신경의학)
이는 단지 산모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다음세대에 유전되는 트라우마는 산모에게서가장 크게 나타나지만 다른 시기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 모두에게 작게든 크게든 적용되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다친 마음의 대물림이다. 그러나 예후다 박사는 연구 결과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좋은 소식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무서운 발견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좋은 소식입니다. 왜냐하면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학습이나 경험에 영향을 쉽게 받는 만큼 우리가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으면 개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았더라도 환경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 유전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게 중요한 것입니다.”
예후다 박사의 연구는 트라우마 대책에 있어 초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대응해야 함을 환기한다.

 


▶ 트라우마의 실체, 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들의 고통
트라우마를 방치할 경우 어떤 고통을 겪게 될까? 제작진은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을 만났다.
11년 전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화재 사고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신옥자(가명)씨. 멀쩡했던 그녀는 몇 개월 이후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불이 꺼야 한다며 동네를 돌아다니며 소동을 일으켰다. 남편은 망가져 가는 아내를 보살피다 실업자가 되었다.
사고 당시 여고생이었던 손미영(가명) 씨도 사고 이후의 삶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꿈 많던 소녀는 꿈을 하나씩 포기했고, 자해와 자살시도를 반복하기에 이르렀다.

 미영 씨의 어머니도 180도로 변해버린 딸의 모습에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류인균 교수(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는 손미영씨의 뇌 변화를 연구했다. MRI 영상으로 촬영한 결과 11년이 지났지만 손미영씨의 뇌에 손상이 아직 남아있음을 확인했다. 편도체가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현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삼대를 챙기는 트라우마 대책, 공동체가 답이다.
예후다 교수는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고 치료에 나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적극적인 치유를 통해 오히려 인격이 성장하는 외상후 성장(PTG, post traumatic growth)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후성유전학이 발달하면 나중에는 분자적인 수준에서 트라우마를 치료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장은 상담도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치료를 구하고 테라피를 하라고 설득하기가 쉽지 않지만 저희는 상담하는 것만으로 휴성유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9.11 테러 이후 롱아일랜드 지역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유가족이 모여 교류하고 치유할 수 있는 WTC 패밀리 센터를 만들었다. 민간 주도의 공동체적 해법을 시도했고 큰 성과를 일구어냈다.

 

 

드마리오 교수(롱아일랜드 대학병원 심리치료 센터장)는 동병상련의 커뮤니티를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극적인 사고는 사람들을 흩어놓을 수도 있지만 함께 뭉치게 할 수도 있으며 고통은 표현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 방송은 최첨단 후성유전학적 차원에서 바라본 트라우마의 유전현상과 민간주도의 공동체적 해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