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전원석 아들 떠나지마 그룹사운드 주사위 ebs 용서
EBS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 <용서>
가수만은 안 돼! 떠나지마 가수 전원석과 그의 아들
84년 그룹사운드 ‘주사위’로 데뷔해 86년 솔로곡 ‘떠나지마’를 발표한 전원석.
가녀린 미성에 진한 슬픔이 담긴 곡으로 87년 KBS 가요대상 신인상을 받으며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정상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음반을 들고 여러 번 재등장했지만 전처럼 주목을 받지 못했고, 사업 역시 여러 차례 굴곡이 있었다.
게다가 이혼 후 남겨진 열 살 된 아들을 홀로 키워야 했던 전원석은 미사리의 라이브 카페를 바쁘게 다녀야했다.
가수 이전에 한 가정을 이끌어야하는 가장으로서 그의 책임감은 너무도 막중했기에 가장 중요한 아들의 유년시절에 시간을 내주지 못했다.
아들은 부모의 정이 그리웠다.
정 붙일 형제 하나 없이 너무 외로웠지만 애써 밝은 척해야했다. 방황하던 아들을 붙잡아준 건 다름 아닌 음악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응은 너무도 차가웠다. 당연히 응원해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거센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싶었던 아들은 아버지 몰래 음악을 독학하고 당당히 실용음악과에 합격했다. 그러나 연예인으로서 성공할 확률의 위험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전원석은 아들의 꿈을 반대할 방법으로 등록금을 주지 않았다.
대학에 제대로 진학했다면 친구들처럼 전문적인 음악 공부를 받을 수 있었을 터라 지나간 이 년의 시간은 아쉬움밖에 남을 수 없었다. 서운함이 마음속 가득했지만 가수의 길에 대해 너무도 단호한 아버지 앞에서 말을 꺼내기란 어려웠다.
그 일 이후로, 전원석과 아들의 사이에는 침묵만이 가득해졌다.
한 상에서 밥을 먹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조차 오랜전의 일이 되어 버린 전원석 부자.
같은 집에 살면서도 얼굴 보기가 어려워지고 간단한 안부를 제외한 대화는 힘들어져 버렸다. 함께 여행도 다니고, 장난도 치는 친구 같은 다른 부자의 관계를 부러워하면서도 정작 서로는 어색하고, 답답한 남과 같은 사이가 되어버렸다
가수가 되고 싶어요. 왜 막무가내로 반대만 하시는 거예요?”
아들은 여섯 살 때 처음으로 가수의 꿈을 꿨다.
열정 넘치는 무대 위의 아버지는 아들의 우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아버지에게만큼은 인정받고 싶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실력이 부족한 건데 아버지는 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반대만 외친다.
음악을 할 때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들은
물질적인 안정만을 바라는 아버지가 너무 답답할 뿐이다.
vs
“너는 가수가 얼마나 힘든 길인지 몰라. 게다가 너는 능력도 없어!”
몇 번의 앨범과 사업 실패를 겪으며 산전수전을 겪은 전원석은 가요계의 냉정한 현실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유일한 혈육인 아들이 그 길을 걷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현실을 도무지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전원석 본인도 아버지에게 맞아가며 음악을 전공했지만
아들에게는 그만한 열정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바람처럼 흘러갈 잠깐의 열망일 뿐이다.
어린 아들에게는 더 좋은 미래가 무궁무진하다
버림받았던 기분이었어요.”
아버지의 이혼과 함께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의 불안증을 앓았던 아들.
혼자라는 두려움은 악몽과 몽유병으로 아들을 괴롭혔다.
언제나 바빴던 아버지에게 따뜻한 부정을 느끼긴 어려웠다. 그렇다고 투정을 부릴 수도 없었다.
늘 마음속에 삭혀야만 했던 어린 시절의 아픈 상처들...
이제는 아버지에게 묻고 싶다.
왜 내가 그런 피해를 당해야만 했느냐고….
“모두 다 너를 위한 거야.”
아들이 너무 어릴 때 엄마와 헤어지게 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 전원석.
처음에는 아들에게 불필요한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맞다 생각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니 사이가 소원해지고 어색해졌다.
이런 문제에 대해 아들과 속 터놓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었지만 저 혼자 끙끙대거나
다른 가족들이 아니면 입을 다물어버리니 아버지로서 자존심도 상하고 답답할 뿐...
이제는 시간이 너무 흘러 돌리기 힘들어져 버렸다
잃어버린 시간의 땅 캄보디아로 떠난 가수 전원석과 아들 전재우.
꿈을 인정받고 싶은 아들의 열정과 아들을 바른길로 인도해주고 싶은 아버지의 부정이 길 끝에서 만났다. 과연 그들은 자신보다 상대를 더 이해하며 서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