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황호신 나는 자연인이다 92회 백발의 강태공
삶을 낚는 백발의 강태공 / 자연인 황호신
아흔 두번째 자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 이승윤과 제작진은 육로로는 갈 수 없는
육지 속 섬으로 향했다.
잔잔한 호수에 물결을 일으키며 배를 타고 이동해보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호숫가의 무성한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집 한채를 발견했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산의 품에 안긴 호숫가의 외딴집.
그리고 이곳에 살고 있는 백발의 남자. 바로, 자연인 황호신(74)씨다.
도무지 사람이 살 거라곤 예상치 못했던 환경. 하지만 자연인 황호신씨는 20년 가까이
이곳을 지켜왔다.
물가에 떠내려오는 자재들을 주워다 직접 집을 짓고, 산에 나는 약초와 채소,
먹을만큼의 물고기를 낚으며 살아왔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물을 건너지 않으면 오고가는 일이 묘연해지는 고립된 곳이지만
강산이 두번 바뀌는 세월동안 그가 축적한 노하우 덕에 걱정은 없다.
산짐승을 피하기 위해 지면에서 조금 높이 집을 짓고,
약초에 관한 책들을 섭렵하며 산이 주는 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즐겼던 낚시이니 물고기를 얻는 것도 그에겐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마치 숨겨져 있던 비밀아지트처럼. 이곳은 그만의 낙원이자 보금자리.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두세달에 한번씩 장에 나가는 일 외에는
그는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외부와의 접촉도 힘든 곳인데다 사람들과의 교류도 거의 없다보니,
몇몇 마을 사람들은 농담삼아 그를 두고 간첩이라 불렀지만,
사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만해도 서울의 평범한 가장이자, 평범한 도시인이었다.
스무살이 되던해 고향을 떠나 상경했다는 자연인. 가진 건 패기와 열정뿐이었다.
의류공장에 취직해 열심히 일을 배웠고 수년간 모아온 돈으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결혼도 하고, 남부럽지 않게 승승장구 했지만. 지하에서 다림질 습기를 마셔가며,
섬유먼지를 뒤집어 쓰며 일했던 결과는 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결국 폐에 물이 차고, 여러 차례 수술을 거듭하며 그는 삶의 궤도를 수정했다.
그에게 절실히 필요했던 것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건강이었다.
그는 결국 자연 속에서 건강을 되찾았다. 산에 나는 창출, 고비, 고삼, 산삼 등의
약재는 물론이거니와 물가에서 잡히는 잉어, 눈치 등의 물고기와 산에서 구한 영지버섯,
황기등을 넣고 3일 이상 달인 물은 보약중의 보악이다.
하지만 그가 건강을 되찾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유. 한밤중에 하모니카를 불고,
물결위에 떨어지는 노을을 보며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백발의 자유인.
그는 이곳에서 자신만을 위한 진짜 삶을 낚는 중이다.
시간이 멈춘 아름다운 낙원. 그 속에서 펼쳐진 자연인과 이승윤의 특별한 여정은
오는 6월 11일 수요일 밤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