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정성용 나는 자연인이다 103회
나는 자연인이다>의 103번째 주인공은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산을 택했고 시간이 흘러
이젠 백발의 사나이가 된 정성용 씨다.
지금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게 행복하고 하루하루가 설레지만 그에게 지난날은
애써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는데…
스무 살도 안 된 동생을 갑작스런 사고로 떠나보내게 된 자연인.
그 상실감을 그 어떤 아픔에 비할 수 있을까. 분명 가해자도 있고, 목격자들도 있었지만
누군가가 입막음을 한 것인지 사건에 대해 그 어떤 말도 들을 수가 없었다.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 목격자들을 찾아가 협박도 해보고 수단을 가리지 않았지만
세상은 그 사건을 은폐하려고만 했다는 것.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흐르고 영안실에 둔 동생을 떠나보내야만 했을 때 그의 마음속에는
분노뿐이었다는데…
유난히 사람을 좋아했던 그였지만 결국 세상도 사람도 싫어져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그는 불편하지도 않고 무서운 것도 없으며 강남에 빌딩을 사줘도
필요 없을 정도로 산이 좋다는 영락없는 산사람이 돼 있었다.
비록 세상과는 단절됐지만 자연과 동화되어 살고 있는 그.
연둣빛으로 물든 마당, 형형색색 얼굴을 내밀고 있는 꽃들, 계곡물을 끌어다 만들었다는
연못까지. 그의 집에 발을 딛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인데,
자랑할 사람도 없고 혼자 사는데 굳이 고생하며 집을 꾸미느냐 하지만 다 이유가 있단다.
홀연히 산으로 떠난 남편을 대신해 고생하며 두 아이를 키워야만 했던 아내,
아내를 생각하면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진다는데…
또 용돈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하고 아빠 노릇 못 해줬지만 그늘 없이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남겨주고픈 선물이기 때문이란다.
그리움을 달래고 가족과 함께 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는 오늘도 꽃을 심고
낙원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시간도 약이었지만 상처가 아물고 그가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자연덕분이었기
때문에 떠날 수가 없다는 것.
자연의 품에 안겨 있어 오늘이 행복한 남자, 정성용 씨의 이야기는
오는 8월 27일 수요일 밤 9시 50분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