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송호천 나는 자연인이다 88회 복싱 선수 자연인
상골 산골조개
산골도인의 두 번째 삶 자연인 송호천
이곳은 지형도 험하고 예로부터 기(氣)가 센 골짜기라 하여 마을 사람들도
발길을 꺼리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 범상치 않은 곳에서 홀로 8년째 살아가고 있다는 자연인.
이승윤과 제작진은 그를 찾아 나섰다.
왠지 모를 으스스한 분위기는 물론, 깊은 곳으로 향할 때마다 재차 발견되는
경고 문구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는데...
얼마쯤 걸었을까, 매섭게 짖어대는 개들 너머로 꽁지머리 사내를 발견했다.
거북이 모양의 바위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있던 남자. 자연인 송호천(53)씨다.
그의 삶은 조금 독특하고 기괴하다. 온통 돌투성이인 산속을 맨발로 누비기도 하고,
바위에 돌을 붙여놓는가 하면, 사방이 어둠뿐인 밤에 온산이
떠나가도록 장구를 치기도 한다.
험준한 산속, 계곡이 지나가는 자리에 집을 짓고, 언덕과 골짜기마다
움막을 지어놓은 자연인만의 왕국.
그리고 그 속에서 기인처럼 사는 삶. 남들은 이해할 수 없다 말하지만,
사실 그는 이곳에서야 사람답게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체고를 졸업하고 복싱에 소질을 보이던 자연인.
하지만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그가 운동선수의 꿈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번번이 선수 선발에 낙방하게 되고, 그는 방황하기 시작했다.
가진 건 주먹 뿐. 엇나간 삶을 살던 자연인.
매일 술을 먹기 일쑤였고 취기는 싸움으로 곧잘 번졌다.
경찰서를 제 집 드나들듯 하며, 건달 생활까지 하게 됐다.
부모님과 아내의 만류로 평범하게 살아보려 했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았다.
무얼 해도 마음이 잡히지 않던 그때, 우연히 찾게 된 산. 산에 오면 모든 것이 편안했다.
세상에 대한 불만도, 모든 근심걱정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거대한 자연의 품 안에서, 그는 자신의 치기어린 주먹과 성질은
보잘 것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그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산에 자리를 잡았다.
수많은 약초와 산나물로 밥상을 차려낸다.
다래순, 바위나리, 초석잠, 삼채 등. 산에는 없는 것이 없다.
맑은 계곡에서 ‘상골’이라 불리는 산골 조개를 찾아 먹기도 하고, 깊
은 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전설 속 바위를 찾아다니는 재미도 있다.
집안을 관통해 흐르는 계곡물을 마시고, 직접 지어둔 움막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하다보면, 그의 하루는 금세 지나간다.
그의 특별한 인생이야기는 오는 14일 수요일 밤 10시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