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김창길 나는 자연인이다 자연주의 산골 인생 자연인
자연주의 산골 인생
자연인 김창일
해발 750M,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에서 10년째 ‘자연 그대로’의 삶을 즐기는 사나이, 여든아홉 번째 자연인 김창일(70) 씨.
산속의 연둣빛이 조금씩 짙어져 가는 계절, 그 싱그러운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고자 그의 하루는 바쁘기만 하다. 아침이면 웃통을 벗은 채 맨발로 산행하고, 세숫물에 머위를 듬뿍 넣어 씻는가 하면, 손으로 칡을 으깨 아침밥 대신 먹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서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자연인. 그래서일까? 70세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힘이 좋은 그에게 통나무를 옮기거나 집보다 큰 저장고를 짓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것만이 건강의 비법이 말하는 자연인. 그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그의 집은 예쁜 화단과 여름용 별장까지 갖추고 있다. 외롭고 불편할 것 없이 자연 속, 만족스러운 지금의 삶을 누리기까지 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
젊은 시절, 자연인은 목포에서 어머니를 도와 옷 장사를 시작했다. 아내와 남동생까지 온 가족이 그 일에 매달렸지만, 갑작스레 부도가 나 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 길로 아내와 함께 보따리 하나만 들고 서울을 찾은 자연인. 그는 손수레를 끌고 채소를 팔기 시작했다. 당시, 값이 싼 당근을 주로 팔았는데, 점차 당근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그의 살림도 넉넉해졌다. 시장 안에 상가를 열고, 더는 손수레를 끌지 않아도 될 만큼 살만해졌지만, 그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1억 원을 주고 양파 밭을 샀지만 결국 사기로 날리고 그 돈을 찾고자 노름에 손을 됐지만, 그마저도 몽땅 잃게 되었다. 순간의 욕심으로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은 자연인, 그는 상처를 보듬어 줄 곳을 찾아 지금의 산속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곳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그의 삶은 바뀌기 시작했다. 밭을 일궈 채소를 키우고, 산나물과 약초를 캐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흙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자연인 김창일 씨. 그의 건강한 이야기는 오는 21일 수요일 밤 10시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