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김광배 나는 자연인이다 97회
자연을 벗 삼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찾아 나서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개그맨 윤택이 아흔일곱 번째 자연인, 김광배 씨를 만났다.
깊은 산 속, 찌는 듯한 더위는 물론 세상의 시름까지 모두 잊은 채 단잠에 빠진 한 남자. 나무 그늘과 간간이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한여름의 열기를 씻어내며 삼림욕을 즐기는 그가 자연인 김광배(56) 씨다. 산중 생활 5년째인 그는 하루가 멀다고 온몸으로 산의 기운을 받는가 하면 갖은 약초를 빻아 즙으로 즐기는 등 건강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채식 위주의 식단과 규칙적인 생활이 산골에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는 자연인. 지난날,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어느 날, 통증을 느끼며 화장실을 찾은 그는 새빨간 혈변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 10번씩 화장실을 오갈 정도로 심한 날도 있었다는데... 그의 병명은 ‘궤양성 대장염’. 당시 병원에서는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쯤 아픈 몸보다 걱정인 건 병들어 가는 그의 마음이었다. 스물세 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해 귀금속 공장을 운영했던 자연인은 5년 만에 빚을 지며 공장 문을 닫게 되었고, 나아지지 않는 생활 형편은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었다. 가정을 지키지 못한 것에 자책한 그는 늦게나마 두 딸에게 보탬이 되고자 일본으로 건너가 일을 했다. 6년 동안 조금씩 돈을 모아 딸들의 학비를 보탰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그에게 남은 거라곤 ‘궤양성 대장염’으로 병든 몸과 외로움뿐이었다.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두 딸을 생각하면 그리움과 애잔함에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다는데...
훗날 두 딸이 지난날의 자신을 용서하고, 만나주길 바란다는 자연인. 언제일지 모를 그 날을 위해 그는 건강해져야만 했다. 그래서 평생 먹어야 한다는 약도 일절 끊고 건강한 삶을 위해 산중 생활을 결심한 것.
매일 아침 운동 삼아 사교춤을 추고, 장에 좋다는 느릅나무 뿌리를 캐 물처럼 마시며 건강을 챙기는 자연인. 아직도 산행할 때는 약초 책을 챙겨가는 서툰 산 사람이지만, 몸이 건강해질수록 풀 한 포기가 자랄 자리까지 봐주는 진정한 자연인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설레는 기다림으로 가슴 벅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자연인 김광배 씨. 행복한 산골 생활 속, 그의 절절한 지난날의 고백은 오는 7월 16일 수요일 밤 9시 50분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