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발효밥상 산야초 발효식초 연상연하 부부 찔레꽃 필때 전라남도 여귀산 김순양 박성식 12살 연상연하
찔레꽃 필 때
전라남도 한 섬마을에 자리한 깊숙한 여귀산 자락에는
5월의 따사로운 봄을 닮은 어느 부부가 살고 있다.
지천에 널린 야생초들을 서슴없이(?) 따먹는 자칭
‘염소’ 김순양씨 (60) 와 그런 그녀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지켜주는 남편 박성식 씨(48).
부부가 이 산자락을 찾아 들어온 지도 언 16년.
단돈 몇 만원을 들고 산중으로 들어온 부부는
소중한 인연들의 크고 작은 도움으로 이곳에
안락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텃밭을 가꾸며 살 수 있게 되었다.
산 중 생활은 그야말로 풍요롭다.
조금만 걸으면 무공해 나물이며 꽃들이 지천에 널렸다.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순양 씨(60)지만,
그러나 그녀의 가슴 속에는 아픈 멍 자국들이 남아 있다.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일곱 살배기 아들의 죽음과 이혼,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암...
삶이 나에게는 왜 이렇게 가혹한가..원망하며
폭설 속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고 싶었던 순양 씨.
하지만 그녀는 가만히 손을 내밀어 굴곡진 삶과 마주했다.
그리고 그 옹이 많은 나무의 인생이라도 흔쾌히 동행을 하겠다는
남편 박성식(48) 씨를 만나 함께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다.
산골 사는 열두 살 연상연하 부부
순양 씨(60)와 성식 씨(48)의 봄은 어떤 풍경일까.
신선한 봄을 재료로 부부가 정성껏 차린
건강한 발효밥상의 세상으로 시청자들을 초대한다.
전라남도 여귀산 자락, 5월의 봄을 맞이한 산은 더없이 싱그럽다.
이 깊은 산중에 단 ‘두 사람’이 살고 있으니
올해로 예순이 된 아내 김순양(60) 씨와
열두 살 연하인 남편 박성식(48)씨 부부.
제법 나이 차이가 나지만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소위 ‘쿵짝’이 잘 맞는 부부다.
두 사람이 단돈 팔만 칠천 원을 가지고 이 산중으로 들어온 지도
벌써 16년째다.
산골에서 조용하게 글을 쓰고 싶었던 순양(60) 씨와
그런 그녀를 묵묵히 돕고 싶었던 성식(48) 씨였지만,
삶을 풀어놓다보니 부부는 이곳에서도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고마운 사람들의 크고 작은 도움으로 두 사람이 거할 집이
마련되고, 각종 꽃이며 나물들이 지천에 널려있으니
부지런한 순양(60) 씨가 가만 있을 리 없다.
옷가지며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보내주는 고마운 지인들에게
보답할 마음으로 하나 둘 담그기 시작했던 장과 식초들이
어느새 마당 한가득 항아리들로 들어찰 정도가 된 것.
철마다 새로운 발효음식들을 만들고 나눠주기에 바쁜 부부의 일상은
오늘도 즐거이 계속된다.
# 옹이 많은 나무와 따뜻한 나무꾼
한없이 평화롭게만 보이는 순양 씨의 삶이지만
그녀의 가녀린 가슴 속에는 시퍼런 멍 자욱이 선명하다.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일곱 살 배기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으면서
그녀는 소리 내어 울 수도 없을 만큼 큰 멍이 들었다.
“우리 아이를 떠나 보낸 날이 7월 24일이었는데.. 한참 무더웠던 때에요.
그때 제가 햇볕이 시리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알았어요.
햇볕.. 이렇게 이글이글 타는 태양빛이 얼음 가시처럼 시리다는 걸“
소리 내어 울 수조차 없었던 시린 날들이 지나도
그 상처는 아물지 못했다. 지켜주지 못한 자식을 품에 묻고
순양 씨는 다시 이혼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때 사랑하는 딸의 나이 열여덟 살. 딸과의 이별도 큰 상처로 남아있다.
당시 세상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했던 순양 씨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아 준 사람이 성식 씨(48) 였다.
더 이상 살아야 할 의미를 잃어버린 순양 씨에게 찾아온 인연.
순양 씨에게 성식 씬 남자이기 이전에 굴곡 많은 인생의 귀한 ‘동반자’다.
# 새로이 태어나는 과정..순양 씨의 항아리
순양 씨 부부가 산 속 생활을 한 지 4년차 되던 해,
그녀의 가슴 속에 묻은 그리운 사람들과 생때같은 아픔들이 똬리를 튼 것일까.
순양 씨에게 ‘유방암’ 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1차 수술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항암치료를 감당할 만한 돈은 당시 그들의 수중에 없었다.
자연 치료를 한다는 핑계로 그들은 따가운 현실로부터 도피를 했다.
오직 어머니의 품같은 자연에 몸을 맡기며 순양 씬
산 속의 나무들 사이를 걷고, 곳곳에 약초처럼 돋아난 나물들을
서슴없이 뜯어 먹으며 자연을 주치의 삼아 항암치료를 대신했다.
몸이 약해져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없을 때
소화를 촉진시킬 요량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발효’ 음식이었다.
각종 산야초를 누룩과 함께 오랜 시간 숙성 시켜 만든
순양 씨의 발효식초가 그 하나다.
정성과 마음을 다해 만든 발효음식이 담긴 항아리들은,
그녀의 약이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다시 병원을 찾지 않았으니 병이 완치되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녀에게 암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지 이미 오래다.
완치가 아닌, 암을 다스리며 함께 살고 있다고 말하는 순양 씨다.
# 고마운 지인들
순양 씨 부부에게는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산중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물건들을 보내주는가 하면,
구경하기 힘든 귀한 먹을거리들을 철마다 보내주고 찾아주는
지인들이 있어 산중생활이 결코 외롭지 않다.
몇 해 전, 발효음식을 배우기 위해 부부를 찾아온 것이
인연이 되어 친아들처럼 지내고 있는 청년 우섭,
고향 흑산도에서 싱싱한 해산물들을 철마다
챙겨 보내주는 든든한 동생 내외,
넉넉지 않은 삶에도 물심양면 부부를 지원해주는 헌책방 지인들,
소박한 삶과 순양 씨의 시에 반해 해마다 그들을 찾아주는 또 다른 사람들..
가혹하기만 했던 순양 씨의 인생에서 만난, 빛과 소금과도 같은 사람들이다.
어쩌면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순양 씨에게 하늘이 보내준 선물이 아닐까.
전남 여귀산 자락에 흐드러지게 핀 봄과,
그 계절을 하루하루 감사히 살고 있는 열두 살 연상연하 부부
순양 씨와 성식 씨의 ‘오늘’ 예찬.
그리고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발효밥상의 세상 속으로 시청자들을 초대한다.
1부 줄거리
전남 진도의 여귀산자락, 해발 300미터 산 속에 김순양(60), 박성식(48) 부부가 살고 있다.
두 사람은 연상연하 띠동갑 부부. 두 사람이 부부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짐을 함께 져주는 최고의 동반자가 되었다. 결혼 2년 만에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여귀산 자락으로 들어온 것도 벌써 16년 전의 일. 한없이 평화롭게만 보이는 부부지만
여귀산 자락에 산 지 4년 만에 순양 씬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그런 아내를 위해 직접 황토방을 만들고
한시도 순양 씨 곁을 떠나지 않았던 성식 씨. 두 사람은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각종 산야초, 꽃 등으로
천연발효 식초를 담그며 살고 있다. 평화롭던 어느 날, 순양 씨가 부엌에서 갑자기 눈물을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