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델로 증후군 싸인 서울 아파트 복도 가정주부 납치사건 대낮에 자신의 집에서 납치당한 30대 가정주부 박은영
지난 6월, 서울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찍힌 CCTV 영상. 대낮에 택배기사로 위장한 2인조 강도들이 한 여자를 납치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사건은 가정주부 납치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되어 한동안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납치된 여성은 결혼 5년차인 35살의 가정주부 박은영씨. 이상한 것은 납치된 후 납치범들로부터 아무런 요구가 없었다고 한다. 납치범들은 도대체 왜, 어디로 박은영씨를 데려간 것일까?
얼마 후, 경기도의 한 계곡에서 발견된 신원불명의 시신 한구. 부패된 시신에서 박은영씨의 소지품과 유서가 발견되었다! 은영씨로 추정되는 시신에서 나온 유서. 그곳에 쓰여 있는 납치사건의 범인은 놀랍게도 바로 남편이었다! 남편의 끝없는 의심과 폭언, 폭력 때문에 납치범들에게서 탈출한 뒤에도 돌아갈 곳이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경찰의 가택수색 결과, 은영씨 부부의 집에는 무려 열두 개의 CCTV가 달려 있었고, 찢어진 여자 옷과 속옷에 뿌리는 불륜검사시약, 도청기와 수면제 등이 발견되었다. 은영씨의 남편은 심각한 의처증 환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며칠 후, DNA검사 결과 그 시신은 박은영씨의 시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딸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은영씨의 어머니는 다시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데. 경기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은영씨와 닮은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서둘러 찾아간 은영씨 어머니. 그러나 그 사람은 은영씨로는 보기 힘든 임신 8개월의 임산부였다. 하지만 은영씨 어머니는 재차 딸이 맞는 것 같다며 걸음을 떼지 못하였는데. 한 달 전, 한 남자와 함께 이 마을에 나타났다는 의문의 임산부는 과연 누구일까?
의처증, 의부증을 뜻하는 오델로 증후군. 가정폭력의 대부분은 오델로 증후군 증세를 동반하고 있다. 오델로 증후군의 특징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 배우자는 계속되는 감시와 의심 속에 살면서도 도움을 청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주 모큐드라마 싸인에서는 가정주부 납치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본다.
아내의 옛 애인을 납치범으로 지목하는 피해자의 남편
서서히 드러나는 남편의 비밀!
과연 이 사건의 전말에는 무엇이 감춰져 있을까?
■ 오델로 증후군
흔히 배우자에 대해서 의처증이나 의부증 증세를 보이는 경우를 일반인들은 사랑이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병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배우자가 의심스럽다가도 아니라는 증거가 확실하면 믿는다. 그러나 의처증, 의부증 환자들은 반대로 아니라는 증거를 들이대도 믿지 않고 오히려 배우자 가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한다. 이들은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 믿음은 객관 적인 사 실에 근거하는 것이 아닌 망상의 수준이다. 그런 망상을 '부정망상'이라 한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의 하나인 '오델로'라는 작품이 이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해서 '오델로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질투망상과 그 망상 때문에 행동이상이 동반될 때는 의처증이 나 의부증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유병률은 1-4%이며 대개 35-55세 사이에 발병한다. 최근 사회적인 요인이나 메스컴, 성윤리 의식의 변화, 피임방법의 개발 등으로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환자들은 자기 망상을 뒷 받침 할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해 도청이나 미행, 자백 요를 위 한 폭력, 협박, 녹음기 및 비디오 촬영, 몸검사 등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환자들은 다른 면에서는 정상적인 행동 양상을 보이므로 고통을 당하는 배우 자 외에 는 그 문제를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상담은 많으나 실제 치료로 연결되기 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예후는 좋지 않다.
의부증의 경우는 우리 나라 사회 형편 상 남편이 아내를 데려오기 쉬우나 의처증의 경우는 아내가 남편을 병원에 데리고 오기가 쉽지 않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 상담을 해도 '뭔가 의심받을 짓을 한 것이 아니냐'는 눈총만 받을 뿐이므로 배우자들은 그 고통을 참느라 화병에 걸리기 쉽다. 의사 측에서도 반드시 의처증이나 의부증 환자의 직계가족들과 상의한 다음 그들의 동의를 얻고 나서 치료를 시작해야지 자칫하면 의사도 환자의 망상 속의 한 인물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자기가 배우자를 너무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자기의 질투를 사랑으로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처증, 의부증 환자들은 배우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싹싹하며 "불륜 사실을 실토하라"고 상대방을 추궁하고 폭력을 휘두른 후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셀로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나치게 기억력이 좋고 융통성이 없는 등 편집증적 성격 ▲배우자에 대한 열등감 ▲본인이 바람 피우고 싶거나 동성애적 경향이 있을 때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알코올 중독이거나 적대적인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