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울주군 배내골 가지산 고로쇠물 장
정경애 조창래
109회 베짱이 남편과 왈순네, 복터졌네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배내골.
이 깊은 산골에 37년째 오누이처럼 닮은 듯 다른 한 부부가 살고 있다.
바로 인정 많고 부지런한 아내 정경애(60) 씨와 꾀가 많고 뺀질거리는
남편 조창래(66) 씨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 남자를 만나 결혼하며 잘했다 싶었는데,
서울새댁은커녕 가지산 산골짜기 아낙이 되었다.
남편 창래 씨가 서울에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산이 좋다며 무작정
가지산 산골로 들어왔고, 그런 남편을 말리지 못해 경애 씨는
어쩔 수 없이 함께 왔다.
산골 집에 부부가 단 둘이 지내는 터라 항상 붙어있을 수밖에 없는 경애 씨와 창래 씨.
덕분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하루 종일 바지런을 떨며 일거리를 찾아다니는 경애 씨는 남편에게 작은 일이라도 도우라고 잔소리가 끊이질 않고, 그런 잔소리에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대꾸하는 창래 씨. 하지만 창래 씨가 도와주기는커녕 구경만 하고 얄미운 소리만 골라가며 하니 성격 좋은 경애 씨라도 복장이 터질 수밖에 없다.
결국 참지 못하고 서운한 마음을 남편에게 쏟아내는 경애 씨. 과연 남편은 아내의 서운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1년에 딱 한 철만 나오는 이 고로쇠물이 바로 부부의 생계수단이기 때문인데,
이 역시도 경애 씨가 항상 남편의 옆을 따라다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채취한 고로쇠 물로, 장을 담그는 날은
그나마 부부가 조용해지는 날이다.
수양딸과 아들, 4남매가 더 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 아이들 밖에 남지 않은 남매들을
친자식과 다름없이 키운 것.
장을 담그는 이맘때는 항상 양아들, 딸과 함께 모여 떠들썩한 대가족이 된다.
한량 같은 남편 창래 씨도 이 날 만큼은 군소리를 참으며 아내 옆을 지키지만,
그 성격 어디 갈까. 한 마디, 두 마디 거들다 결국 혼쭐이 나고야 마는데...
출처-MBN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