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법환마을 좀녀 마을 현옥순 할망 할머니 해녀 할망의 숨비소리 다큐공감 20140527
제주 법환마을 좀녀 마을 현옥순 할망 할머니
해녀 할망의 숨비소리 다큐공감 20140527
해녀 할망의 숨비소리
한라산 정남쪽.
바다와 맞닿아있는 제주도 서귀포시의 ‘법환마을’
제주도 말로 ‘좀녀’라 불리는 이 시대 마지막 해녀들은
오늘도 허리에 무거운 납덩이를 차고
깊고 푸른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진다.
자연을 경외하면서 순응하고, 때로는 맞서며 세파를 헤쳐 온 해녀들.
그녀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바로 ‘삶’ 자체다.
지난 2010년부터 4년 동안 세밀하게 기록한
제주 해녀 할망들의 모습을 만난다!
■ 여인들의 삶, 제주 법환마을
제주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 법환마을.
약 400년 전, ‘현’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 정착하면서 마을을 이룬 이곳에서는
오늘도 물질하는 해녀 할망들이 내쉬는 치열한 숨비소리가 들려온다.
■ 마을 최고령 ‘좀녀’, 현옥순 할망의 숨
마을 최고령 해녀, 현옥순 할망(86).
상군(최고) 해녀로 불리며 수심 10미터를 넘나들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매일 짠 내 나는 바닷바람을 맞은지 어느덧 70년이다.
바닷물 속에서 생과 사를 넘나들며 억척스레 물질을 해온 현옥순 할망은
수 만 번의 자맥질을 하며 터득한 삶의 이치와 인생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해녀가 많기로 유명한 제주 법환마을에는 52세 막내부터 84세 최고령까지
바다 여인 40여명이 모여 산다. 지금은 ‘구재기’라 부르는 참소라가 제철.
그러나 한 달 중 물질을 할 수 있는 날은 기껏해야 열흘 정도이고,
그마저도 날씨가 따라줘야 하기 때문에, 해녀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아깝고 소중하다.
해녀는 기량에 따라 상군·중군·하군으로 나뉜다. 꼴찌급인 하군은 대부분 70~80대 할머니.
마을의 최고령 해녀인 여든네 살 현옥순 할머니도 세월을 이기지 못해 지금은 하군이다.
현 할머니는 70년 가까이 해녀로 일한 노장 중 노장이지만 요즘은 한 번 바다에
들어가면 2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나온다.
그래도 할머니는 “가까운 해안에서라도 계속 물질만 할 수 있다면 만족스럽다”고 한다.
■ 이 시대, 마지막 해녀들
변덕스러운 바다에 기대어 사는 고단한 삶.
하지만 해녀로 살아가는 한 오늘도
나와 내 가족의 안녕을 위해 ‘용왕할망’에게 ‘지’를 드린다.
한반도 남단, 제주도의 마지막 해녀들이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바다와 함께 한 여인들의 삶은
기술의 우열이나
늙음, 젊음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
바닷물보다 더 짠 눈물이 배어있고
거센 파도보다 더 힘찬 몸짓이 살아있으며,
바람 소리보다 더 가쁜 숨비소리가 들려오는 제주 바다.
이 프로그램은 제주 해녀들의 강인한 삶에 대한 헌사이다.
법환마을은 한국 최남단에 위치한 해안촌이다. 한때 마을 여인 전부가 해녀였을 만큼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해녀마을로 자타가 공인한다.
법환마을 어촌계 조합원은 140여명. 이 중 100여명이 해녀다.
이 때문에 법환마을은 2003년 문화관광부에 의해 '좀녀 마을'로 지정됐다.
'좀녀'는 잠수하는 여자를 뜻하는 제주 사투리다.
법환마을의 주수입원은 해녀들이 바다에서 잡아오는 소라, 전복과 40여척 어선들이
낚아올리는 한치, 벵에돔, 황돔, 다금바리 등이다.
마을 앞바다의 범섬은 갯바위 낚시터로 유명하며 여름에는 한치가 많이 잡혀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다. 지난해까지는 마을 자체적으로 한치 축제를 벌이기도 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감귤 농사와 어업을 함께하고 있다.
법환마을은 이에 따라 관광어촌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첫번째는 좀녀마을 조성. 해녀의 생활 문화와 주변 해안경관을 활용해
테마형 어촌마을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예산 문제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지만 올해 정부와 제주도의 30억원
지원이 확정되면서 좀녀마을 조성이 활기를 띠고 있다.
마을과 범섬 사이 어장을 활용해 해녀체험장을 만든다.
전통 해녀복을 직접 입고 소라나 전복을 잡아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해녀문화학교도 세울 계획이다. 해녀를 육성하고 해양생태 관광 및 해녀 국제홍보 전문가
등을 양성하는 학교다.
두번째 변신은 해양수산부의 어촌관광단지 구상이다. 법환마을은 동서로 태평양과
직접 만나기 때문에 태풍이 불면 파도가 '서서' 달려오는 곳이다.
태풍때마다 TV카메라가 단골로 찾는다. 이를 이용해 태풍 전시관을 조성한다.
태풍을 직접 보는 전망대를 비롯, 태풍을 실제처럼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한다.
야외무대, 용천수 광장도 만든다. 천혜의 관광자원이 해변을 따라서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사계절 체험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 법환마을 가는길
제주 월드컵경기장 앞을 지나는 일주도로인 12번 국도가 법환마을의 동서로 연결된다.
제주시에서 출발할 경우 평화로(서부관광도로)를 타고 가다 중문관광단지를
지나 30분 정도면 제주월드컵경기장과 만나게 된다.
경기장 옆길로 접어들어 바다쪽으로 내려가면 법환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일단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좁은 골목길들과 마주치지만 대부분 골목이 포구와 통한다.
서귀포시에서는 12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5.5㎞정도 거리다.
서귀포시내에서 버스를 탈 경우 법환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10분정도 걸어 내려가면 된다.
법환마을 주변에도 볼거리가 많다.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바닷길이 열리는 서건도, 삼매봉 외돌개, 황우지해안 열두골,
천지연폭포, 법화사지 등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