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김석봉 정노숙 시인 교도관 환경운동가였던 남자 지리산 농사꾼 김석봉 도미면 약선백숙 거위 덤벙이
인간극장 김석봉 정노숙 시인 교도관 환경운동가였던 남자 지리산 농사꾼 김석봉 도미면 약선백숙 거위 덤벙이
석봉 씨의 봄
시인이었고, 교도관이었으며, 열혈 환경운동가였던 남자!
모든 걸 내려놓고 지리산 산골 마을에 들어왔다?!
경남 함양, 농사를 짓고, 작은 민박집을 운영하며 사는
열혈 농부 김석봉(58) 씨와 요리 고수 아내 정노숙(55) 씨.
석봉 씨가 직접 손 본 60년 된 흙집에서
노숙 씨가 직접 만든 맛깔 나는 자연 요리를 내놓으며,
집을 찾는 인연 하나하나를 소중히 맞이하는 이 부부.
그러다 보니 가족이 자꾸 늘어난다는데...
거위,강아지,고양이...상처 입은 작은 생명은 가족이 되고,
지난해, 민박집 손님으로 왔던 참한 도시 처자 기보름(32) 씨는
이 집 외아들 김휘근(32) 씨와 인연이 닿아 며느리가 되었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던 석봉 씨의 지난 계절.
이제, 지리산에 멈춰 서, 숨을 고르니
비로소 느리게 사는 행복을 알겠다는 석봉 씨.
지리산에서 인생의 봄을 발견한 그와 함께
사람냄새 물씬 나는 석봉 씨의 집을 찾아가보자.
# 시인, 교도관, 환경운동가,
그리고... 지리산 농부 김석봉
시인을 꿈꾸던 소년 석봉.
어처구니없는 운명의 장난으로 교도관이 되었다는데...?!
이후, 환경문제에 눈을 돌려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환경운동의 최전방에 섰던 김석봉(58) 씨.
그러나 인생, 누가 알 수 있으랴.
2007년, 여행 삼아 찾은 지리산에서 운명적으로 낡은 흙집과 사랑에 빠졌고,
집을 본 지 한 달 만에 이사를 결심, 지리산에 정착하게 되었다.
“세월도 빠르게 가는데,
사는 것까지 빠르게 살아서 되겠습니까.”
어느덧 귀농 7년 차,
그동안 사회적 지위도, 도시 생활도 모두 청산한 그.
이제, 아내 정노숙(55) 씨와 함께 지리산에 기대어,
자급자족 농사를 짓고, 작은 민박집을 운영하며
‘지리산 농사꾼 김석봉’ 으로, 느리지만 소박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 지리산의 숨은 요리 고수,
소녀 감성 아내 정노숙
그저 요리를 좋아할 뿐이라는 겸손한 안방마님 정노숙(55) 씨.
그러나 근방에는 지리산 숨은 요리 고수로 소문이 자자하다.
덕분에 요리를 배우러 노숙 씨를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
‘두부 조림’, ‘잔치국수’, ‘봄나물 무침’ 같은 가족을 위한 소박한 밥상부터
체질에 맞는 재료로 뭉근히 끓여 만든 정성 가득한 ‘약선 백숙’,
친정 오빠를 위해 만드는 화려한 궁중음식 ‘도미면’ 까지...
친정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타고난 손맛에,
매달 서울을 오가며 요리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성실함,
남편이 재배한 유기농 채소와 노숙 씨만의 비법 효소,
거기에, 먹는 이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까지 더 해지니,
노숙 씨의 요리, 과연 천하일미라 할 만하다.
그런데 노숙 씨 덕에 복 터진 줄도 모르는 무심한 석봉 씨.
화려한 상차림을 앞에 두고도 반찬투정이 그칠 줄을 모른다.
장에 가 재료까지 사 와서는 대뜸 “맛있는 거 만들어 주시오!” 한다는
간 큰 이 남자!
도대체 연애 시절, 십 리 밤길을 걸어와 사랑의 시를 속삭이던
로맨틱한 남자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 사람이 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
지난해, 석봉 씨네 민박집 손님으로 왔던 도시 처자 기보름(32) 씨.
부부는 ‘거 처자 참 곱고 싹싹하네...’ 싶어 올 때마다 잘 챙겨 주었다는데...
이게 웬일? 이 집 외동아들 김휘근(32) 씨와 인연이 닿아,
지난해 7월, 석봉 씨네 아랫집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도시 생활에 지쳐 지리산에 내려왔다 평생 인연을 만난 행운의 새신랑 김휘근 씨.
지리산 환경단체에 몸담아 일하고, 시 짓고 사는 행복을 꿈꾸며,
말로는 떵떵거려도 결국엔 제 색시에게 꼼짝 못 하는 모양이...
본인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쳐도...어쩐지, 아버지 석봉 씨를 쏙 빼닮은 것 같다.
한편, 민박집 마스코트, 거위 ‘덤벙이’와 석봉 씨 부부의 인연도 사뭇 각별하다.
한여름 장터, 상자 속에서 목만 내놓고 헥헥 거리는 새끼 거위가 너무 가련해
그 길로 집에 데리고 왔다는 석봉 씨.
그 후, 부부가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찾는 건 ‘우리 덤벙이’가 되었다는데...
유기농 땅콩을 먹고, 뜨끈한 어묵 국물로 몸을 녹이며,
사방팔방 똥을 싸놔도 그저 예쁨만 받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거위 ‘덤벙이’.
어느새, 석봉 씨 부부의 소중한 가족이 되었다.
“사람이 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
석봉 씨네 민박집 문패에 붙은 글귀다.
작은 만남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다 보니, 어느새 함께하는 인연이 늘고,
늘어난 인연만큼, 석봉 씨네 행복도 늘어난다!
# 지리산, 너는 나의 봄이다.
시인으로, 교도관으로, 환경운동가로..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갔던 석봉 씨의 지난 계절.
마침내 지리산에 멈춰 숨을 고르고,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니
이제야 세월의 흐름을 알겠단다.
새순이 움트고, 꽃이 피고, 열매 맺고, 다시 봄을 준비 하는
대자연의 조화...
세월이 흐르는 것을 아니,
곁에 있는 가족과의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고맙기만 하다.
오십 넘어 처음 마련한 온 가족의 아늑한 보금자리,
평생 곁을 지켜준 착한 아내의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상,
이제 막 출발한 아들 내외를 지켜보는 은근한 기쁨.
지리산 작은 마을에서
인생의 소박한 행복을 발견한 석봉 씨.
그에게 지리산은.
그래, 찬란한 봄이다.
1부(2014/03/24)
경상남도 함양, 지리산 자락에 석봉 씨와 노숙 씨 부부가 산다. 지난 세월, 석봉 씨는 열정적인 환경 운동가였다. 그러나 2007년, 여행 차 찾아왔던 지리산에서 낡은 흙집과 사랑에 빠진 석봉 씨. 이후, 점차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이제는 ‘지리산 농부 김석봉’으로 사는 즐거움을 누리는 중이다. 봄이 성큼 다가온 지리산, 지천에 널린 봄나물을 캐 봄날 상차림을 뚝딱 차려낸 노숙 씨. 지난 해 여름, 석봉 씨네 아랫집에 신혼살림을 차린 아들내외까지 함께 하니, 온 집안에 봄기운이 넘실, 행복도 넘실거리는데... 그런데, 이 집안 마스코트, 말썽꾸러기 거위 덤벙이! 애써 마련해둔 목욕탕을 마다하고... 탈출을 감행했다.
출처-KBS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