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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바래길 다큐멘터리 3일

wisdoma21 2014. 5. 11. 22:36

 

남해 바래길 다큐멘터리 3일

 

어머니의 길을 걷다 -

남해 바래길

 

 

가족의 먹거리를 위해

바다로 해산물, 해초류를 캐러 다니던 어머니들

남해에선 그것을 ‘바래’라 부른다

부모의 사랑과 고단함이 함께 내려앉은 ‘남해 바래길’

곳의 여행객들과

함께 걸으며

나의 인생과 가족을 돌아본 3일이다

■어머니의 삶이 낳은 길

남해 해안 따라 아름다운 풍광을 품은 바래길. 총 120km, 8개 코스로 한 코스 당 소요시간은 평균 5시간이다. 굽이굽이 굴곡진 길을 걷다보면 화려한 자연경관과 그 곳에 터를 이루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 설레는 마음으로 남해의 봄을 찾은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 바래길은 어머니들이 바다로 해초류와 조개를 담으러 가던 길이자, 무거운 지게 진 아버지들이 논으로 밭으로 일하러 나가던 길. 가난했던 남해의 어버이들이 자식을 위해 척박한 자연환경극복해가며 고된 삶으로 낳은 곳이다. 푸르른 봄, 어딘가 뭉클 하고 애틋한 이 길을 어머니, 아버지의 손을 잡고 또 내 아이의 손을 잡고 다시 걷는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에서 마주한 나의 인생, 나의 가족

남해에 오기까지 2년. 걷기 동호회 회원들이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평균 일주일 두 번씩 걷기 시작해 바래길에 도착했다. 이들의 목표는 걸어서 전국일주. 길을 걷는 행복감에 일주일을 버티고, 또 살아간다. 이들이 포기 없이, 꿋꿋이 걸을 수 있는 건 완주 할 수 있도록 응원 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나오는 게 충전이 되니까. 그걸 생각하면서 일주일, 이주일 갈 때도 있고 좋잖아요. (걸으면서) 나를 찾을 수 있고, 여태까지 걸어온 길 되돌아 볼 수 있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가야할까 뭐 이런 것도 한번 쯤 생각해보는 것 같아요’

- 박해숙 _56세

어머니의 길, 바래길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가족이 여행을 온다. 그 중엔 사춘기 중학생 아들의 손을 잡고 걷는 아버지도 있고, 10년 만에 부모님 모시고 여행 온 중년의 아들도 있었다. 아흔이 넘은 노모를 모시고 꽃구경 온 중년의 딸들도 바래길 위에서 소중한 추억을 함께한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기에, 같이 있는 순간이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 이들의 여행은 부모님의 고된 삶과 자식에 대한 사랑이 물든 바래길과 닮아 더 아름답다.

‘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까 우리도 금방 또 늙어간다는 걸 느끼고, 살아계신 부모님이 살면 얼마나 사시겠나 싶어서요. 요새는 좀 자주 들여다보는 편이에요. 어머니는 본인이 오래 살면 자식한테 잠이 된다고 자꾸만 빨리 가야한다고 하시는데, 자식들 입장에서는 그래도 좀 더 옆에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 이인순 _58세

■선물이 된 가난의 세월

바래길 1코스의 종점이자 2코스의 시작점인 다랭이 마을. 배의 쉼터가 없어 어업을 못했던 마을 사람들은, 산기슭 깎아 만든 논, 밭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먹고 살기 위해 밭을 한 평이라도 더 내려 비탈지게 깎아 놓은 것이, 지금은 남해 최고의 경관이 돼 주말이면 많은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마늘종 수확이 한창인 요즘, 다랭이 마을 사람들은 지게지고 밭일하랴 여행객들 맞이하랴 분주하기만하다. 주변 마을 중 가장 가난했다는 다랭이 마을. 부모님들의 아픈 가난의 흔적은 바래길을 걷는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운 선물이 돼 주고 있다.

손님들이 와서 좋은 마을에 사신다고 자꾸 이래요

그런 걸 생각해보면 내가 상당히 좋은 데 사는가보다

복이 많아서 우리 부모님을 잘 만나서 이런 데 사나보다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은

강대천_ 72세

 

 

남해 바래길 홈페이지 http://www.baraeroad.or.kr/